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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일상

[일상] 2022년 회고록 - 요약 및 총평

by 민됴리 2023.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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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써보는 회고록

  대학 생활을 하면서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겪었던 대부분의 일이 기억에 남지만, 희미해진 기억도 많다. 기록하지 않아서 그런 거 같다. 매년 회고록을 써야 한다는 생각은 했지만 단 한 번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올해(2022년) 대학교 4학년이 끝났다. 초과학기를 하게 돼서 올해가 대학생으로서 보내는 마지막 해는 아니지만, 1년 전체를 대학생으로서 보내는 마지막 해가 됐다. 그래서 올해는 기억을 기록하기 위해서 일단 쓰고 보자는 생각으로 키보드를 두들긴다. 첫 회고록이라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앞으로 꾸준히 쓰다 보면 언젠가는 만족할만한 회고록을 쓰게 되지 않을까.

 

2022년 요약

  2022년은 크게 ‘서울 생활’, ‘인공지능 공부’, ‘창업’으로 요약할 수 있을 거 같다. 내가 했던 모든 일이 이 세 가지와 관련이 있다. 우선은 이 세 가지에 대해 요약해서 적고, 분기 별로 있었던 인상 깊었던 일들을 따로 정리해봐야겠다.

(왼쪽)이사하느라 힘들었다... 다음에는 이사 어떻게 하지... / (오른쪽)평화로운 안암동

  부모님이 서울에서 대학을 나오셨고 결혼을 일찍 하셔서 아기 때 서울에 살았다. 그러다 아버지의 직장이 수원에 있어서 네 살에 수원으로 이사 갔다. 교통이 편리해진 지금도 수원에 가려면 한 두 시간은 잡아야 하는데 그 시절에 어떻게 매일 서울에서 수원으로 출퇴근하셨는지 모르겠다. 정말 대단하신 거 같다. 수원에 이사 간 뒤로 서울은 일이 있을 때나 가끔 오는 장소가 됐다. 나는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소속이다. 그래서 3년 동안 세종시에서 대학 생활을 했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으며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았다. 세종시의 적막함과 고요함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종종 봤는데 나에게는 이 또한 너무 잘 맞았다. 자전거 도로도 잘 조성돼 있어서 취미인 자전거 타고 돌아다니기도 좋았고. 그렇지만 인생에서 한 번쯤은 서울에서 생활해보고 공부하는 것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3학년 때 서울에서 들을 수 있는 인공지능융합전공에 지원했고 합격했다. 4학년이 된 올해는 서울 안암동에서 생활하게 됐다. 기억도 가물가물한 시절에 바로 옆 동네인 돈암동에 살았는데 이십몇 년이 지난 지금 다시 돌아오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왼쪽) 시험 기간마다 공부해야 할 분량에 압도된다. 6 전공은 너무 힘들다 / (가운데) 고대빵 맛이쪙 / (오른쪽) 평화로운 학교

  우리 학교(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에는 CURT 프로그램이라고 연구하고 싶은 주제를 정한 뒤 교수님의 지도와 대학원생 멘토의 도움을 받아서 연구 보고서를 작성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나는 2학년 겨울방학 때 이 프로그램에 참가해서 ‘Federated Learning’에 대해 연구하고 간단한 프레임워크를 구현하면서 짧게나마 학부 연구생 체험(?)을 해봤다. 이때 인공지능을 처음으로 배우게 됐다. 원래부터 인공지능을 배우고 싶었는데 배워보니까 재미있고 할만해서 제2전공으로 인공지능융합전공을 선택했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인공지능을 배워보니 내가 준비가 덜 됐다는 게 느껴졌다. 인공지능을 제대로 배우기 위해서는 선형대수, 확률, 통계, 랜덤 프로세스 등 수학적 지식이 필요하다. 그런데 나는 인공지능에 필요한 수학들을 제대로 공부한 적이 없었다. 또한, 융합전공은 2년 커리큘럼으로 구성됐는데 이를 1년 안에 다 들으려고 하니 나의 지식수준에 맞지 않는 강의도 들어야 했으며 수강신청도 쉽지 않았다. 결국, 학점도 잘 받지 못하고, 초과 학기를 하게 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부하면서 정말 힘들었다. 그러나 지나고 보니 어디가서 인공지능을 공부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얻었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게 되었다. 이번 학기에는 어떤 수업을 듣든 작년보다 훨씬 적은 노력을 투자해도 좋은 학점을 얻을 자신도 생겼다. 인공지능을 직접적으로 활용하는 분야로 진로를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개발자로 커리어를 쌓아가다 보면 올해 배웠던 것들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왼쪽)동국대 창업동아리 OT / (가운데) 회의 준비 / (오른쪽) 친구를 위한 개발 특강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라는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 대외활동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개발자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개발 관련 교육 프로그램은 많지만, 이 교육 프로그램은 ‘창업’이 ‘개발’만큼 중요하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 2학년 겨울방학 때 지원했지만, 당시 창업에 관해 아무것도 몰랐던 나는 광탈했다. 비록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는 하지 못하게 됐지만, 창업에 흥미가 생겨서 3학년 때 창업과 관련된 강의들도 듣고, 교내 창업 동아리에서 활동했으며, 창업과 관련된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창업과 관련된 다양한 경험을 하고 기술창업융합전공을 하는 친구와 함께 올해 정신 건강을 테마로 창업을 진행했다. 창업에 대한 친구의 진심과 능력, 그리고 아이디어를 보고 개발자로서 참가했다. 반년 정도 참여하면서 적지 않은 시간을 썼지만, 지금 단계에서 개발자로 참여하기에는 팀이 나를, 내가 팀을, 서로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우선은 팀에서 나왔다. 친구는 계속 창업을 하고 있으며 오히려 더 잘 진행되는 거 같아서 나의 결정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언젠가는 다시 창업의 문을 두드리겠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 거 같다. 우선은 개발 실력을 더 쌓으면서 내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경험을 쌓을 생각이다.

 

분기 별 회고

 

2022년 잘한 점

  • 끊임없는 도전
  • 상경
  • 인공지능 공부
  • 창업
  • 캘린더, 노션 등 업무 효율을 높여주는 도구 적극 활용

 

2022년 아쉬운 점

  • 무수히 많은 실패
  • 학점 관리
  • 창업에 올인하지 못함
  • 나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가지지 못함
  • 인간관계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음

 

총평

  쉽지 않은 2022년이었다. 내 인생에서 다사다난했다는 말이 이토록 잘 어울렸던 해는 없었던 거 같다. 정말 많은 것들을 해봤다. 그리고 성공보다 실패를 많이 했던 해다. 2022년의 마지막도 좋게 끝나지는 않았던 거 같다. 회고록을 다 쓴 1월 중순인 지금도 연말보다는 많이 좋아졌지만 잠도 잘 못자고 심적으로 편하지 않다. 마음의 정리가 되지 못해서 회고록에 쓰지 못했거나, 공개할 일이 아닌 거 같아서 블로그에는 올리지 않은 내용도 많다. 그럼에도 진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인생에는 늘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듯이 늘 나쁜 일만 있을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올해 많이 힘들었던 만큼 2023년, 그리고 그 이후에는 더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날 거 같다.

  회고록을 쓰면서 사진 갤러리, 인스타그램 보관함, 일기, 캘린더 등을 많이 참고했다. 이 과정에서 내가 1년 동안 했던 일들과 느꼈던 점을 생생하게 회상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 된 거 같다. 다음 회고록은 언제 쓸지 모르겠지만 가능하면 분기마다 쓰려고 한다. 다음 회고록에는 좋은 일로만 가득하길.

 

2023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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