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회고/일상

[일상] 2022년 회고록 - 3분기

by 민됴리 2023. 1. 9.
반응형

7월

창업

(왼쪽)발표 자료 / (가운데)충무창업큐브 / (오른쪽)충무창업큐브 가는 길에

  창업에 진심인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1년 전부터 같이 창업하자고 하면서 이것저것 아이디어를 가져왔는데 그렇게 끌리는 것도 없었고, 실현 가능성도 적어 보여서 거절했다. 친구는 창업 관련 역량을 키우기 위해 작년 2학기부터 기술창업융합전공을 하면서 창업과 관련된 지식도 많이 쌓았고 다양한 경험을 했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에 가져온 아이디어는 너무 매력적이었고 실현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무엇보다 이 친구의 진심과 열정을 보고 성공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참여하게 됐다. 친구가 여름방학 때 인턴을 하면서 동국대학교 출신 개발자 3명을 팀원으로 데려왔다. 그 친구들은 동국대 ‘멋쟁이사자처럼’에서 운영진을 하던 친구들이었는데 개발 실력도 좋아 보였고 열정도 넘쳐났다. 12월까지 그 친구들과 창업 준비를 하면서 거의 매주 봤는데 정말 열심히 사는 모습, 개발에 대한 태도 등 배울 점들이 많았다.

  12월까지 매주 충무로에 있는 충무창업큐브에 모여서 회의를 했다. 충무창업큐브는 창업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지원해주는 공공기관인데 회의실이 아늑했다. 우리는 동국대 창업 동아리에 선정됐고 안암동 캠퍼스 타운 공모전에서 수상했지만, 진짜 창업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왜냐하면, 우리는 무엇을 창업해야 할지 보다 무엇을 개발해야 할지에 더 집중했기 때문이다. 우리 팀은 기획자 1명, 개발자 4명으로 구성됐다. 창업할 때 개발자가 있으면 유리하지만, 아주 초기 단계에는 개발할 부분이 없다시피 해서 오히려 창업에 대해 잘 알고 몸으로 부딪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알지 못했고 나중에서야 알게 됐다. 나를 포함한 개발자들은 개발에 집중하고 싶었지만, 개발할 게 없어서 억지로 개발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드는데 시간을 많이 보냈다. 12월에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논의하다가 지금은 개발자가 필요 없다는 거에 모두 동의를 해서 개발자들은 팀에서 나왔다. 나는 앞으로 개발 실력을 쌓는 데 집중하고 나중에 팀이 개발자가 필요한 단계가 되면 다시 합류할 수도 있을 거 같다. 이후 기획자를 1명 더 영입한 걸 봤는데, 무언가가 빠르게 척척 진행되는 게 보였다. 지금은 함께 하지 못하지만, 친구가 잘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잘할 거다.

 

F45

  친구와 함께 F45라고 요즘 유행하는 운동 프로그램을 체험해봤다. F45는 45분 동안 고강도 운동을 함으로써 최고의 운동 효율을 뽑아내도록 루틴이 구성됐다. 나는 제대로 운동을 하지 않은 지 오래돼서 따라가는 게 힘들었지만 매일 운동이 끝날 때마다 보람찼다. 나중에 취직하고 회사나 자취방 근처에 F45가 있으면 꼭 하려고 한다. 그때는 기초 체력부터 어느 정도 키우고 시작을 해야겠다.

 

8월

홍수

  서울에 기록적인 홍수가 났다. 기후 변화 탓에 원래는 거의 일어나지 않았던 일들이 최근에는 자주 일어나는 거 같다. 이때 수원 본가에 있었는데 서울에 폭우가 내린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집이 걱정돼서 저녁 10시쯤 버스를 타고 서울로 출발했다. 강남대로 근처 도로가 침수되다시피 해 버스로 50분이면 올 거리를 3시간이나 걸려서 왔다. 서울집에 도착하니 새벽 세 시가 됐다. 서울집이 무사해서 다행인데 오면서 진짜 미치는 줄 알았다.

 

서울 여행 with 입대하는 사촌 동생

(왼쪽)롤파크 / (가운데)롯데타워 / (오른쪽)낙원악기상가

  사촌 동생이 드디어 입대하게 됐다. 입대하기 전에 서울 구경 좀 시켜주려고 집으로 초대했다. 맛있는 것도 많이 맥이고 롤파크, 서촌, 낙원악기상가, 롯데타워, 홍대 등 다양한 곳을 구경시켜줬다. 나와 사촌 동생은 롤 게임을 하는 것도, 경기를 보는 것도 좋아해서 롤파크가 거의 테마파크 마냥 즐거웠다. 롯데 타워는 나도 처음 가봤는데 서울이 한눈에 보일 정도로 정말 높이 있었다. 서울에서의 마지막 날에는 홍대를 들렀다가 수원집으로 가서 수원에 있는 다양한 관광지들도 들렸다. 사촌 동생을 위한 시간이었지만, 나한테도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강릉 여행 - 필름 카메라 사용

(왼쪽)필름 카메라 / (가운데)단체 사진 / (오른쪽)필름 현상소

  중학교 친구들과 강릉 여행을 갔다. 중학교 친구들은 모두 사진 찍은 것을 좋아하고 카메라, 사진과 관련해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친구들이 카메라와 관련해서 이것저것 알려줘서 많은 것을 배웠다. 필름 카메라도 사용해봤는데 어릴 때 이후로 처음 사용해보는 거라 감회가 새로웠다. 연휴 기간이어서 차가 많이 막혀 강릉에 가는 데 진짜 오래 걸렸다. 가는 길에 풍력 발전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고 육백마지기도 들렸는데 날이 너무 흐려서 사진이 잘 찍히지 않았다. 그리고 밤에는 안반데기에 들려서 은하수도 촬영하려고 했는데 하늘이 너무 흐리고 비도 조금씩 내려서 별이 하나도 안 보였다. 그래도 맛있는 걸 많이 먹었고 비가 그친 뒤에 바다에서 즐겁게 놀았으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여행이 끝나고 수원 행궁동에 있는, 수원에 유일하게 남은 필름 현상소에 가서 필름을 현상해봤다. 현상하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가격과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서 앞으로 필름 카메라는 정말 특별한 일이 있지 않으면 잘 사용하지 않을 거 같다.

 

서울 여행 - 카메라 대여

친구들이 찍은 사진

  카메라를 대여해서 친구들과 서울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었다. 어떻게 카메라를 설정해야 하고,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는지 더 자세히 배울 수 있었다. 가장 먼저, 강남에서 만나 나는 카메라, 친구들은 렌즈를 대여하고 서초구에 있는 국제전자상가로 갔다. 어릴 때는 게임기를 사러 국전도 이따금 가곤 했는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옛날만큼 재미있지는 않았다. 이후 종묘에 가서 정전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정전이 보수 중이어서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그래서 후딱 나와서 혜화역까지 걸어가면서 길거리 사진을 찍었다. 혜화역에 가서도 쉬지 않고 사진을 찍었다. 외국인들이 보이면 친구들이 다가가서 사진을 찍어도 되느냐 허락을 구하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저녁은 혜화역에 있는 자미더홍이라는 홍콩 음식점에서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9월

부산 여행

(왼쪽)단체사진 / (가운데)광안리 / (오른쪽)낙동강

  태어나서 처음으로 경상도권을 갔다. 부산은 우리나라 제2의 도시답게 뭐가 많았다. 다만 우리가 갔을 때 비가 계속 멈췄다 말았다 하는 등 날씨가 그렇게 좋지는 않아서 많은 곳을 가지 못했다. 그래도 태풍이 온다는 소식을 들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할 줄 알고 걱정했는데, 다행히 우리가 있을 때는 태풍이 오지 않았다. 숙소가 광안리에 있어서 첫날은 광안리 주변에서 사진을 찍었다. 둘째 날은 체크 아웃을 한 뒤 해동용궁사에 갔다. 여행 다니면서 절을 많이 다녔지만 이렇게 바다 바로 옆에 큰 규모로 지어진 절은 처음 가봤는데, 접근성이 그렇게 좋지 않음에도 왜 사람들이 많이 오는지 알 정도로 보기 좋았다. 김해 공항에 가서 짐을 맡기고 VIAGGIO라는 대형 카페도 들렸다. 대형 카페도 처음 가봤는데 단순히 커피만 마실 수 있는 장소가 아니라 미술품들도 많고 실내외로 잘 꾸며져 있었다. 위치도 낙동강 바로 옆이라서 강 사진도 많이 찍었다. 여행이 끝나고 사진을 정리했는데, 다들 사진에 대한 열정이 모두 넘쳐서 그런지 1박 2일 동안 4명이 찍은 사진이 8천 장이 넘었다. 한동안 찍었던 사진을 감상하고 편집하는데 시간을 보냈다.

 

인스타 사진 계정

  친구들은 찍은 사진을 포토샵과 라이트룸을 이용해서 보정한 다음에 자신들의 인스타그램 사진 계정에 공유한다. 친구들이 업로드한 사진을 보면 아마추어가 찍었다고 믿기 힘들 정도로 퀄리티가 높다. 나는 사진 계정을 만들 생각이 없었는데, 사진을 좀 더 잘 찍고 애착을 가지려면 만드는 게 좋다는 권유를 받아서 새로 계정을 만들었다. 원래는 평일에 1일 1피드를 올리려고 했다. 처음에는 잘 진행됐지만, 중간고사 기간부터 너무 바빠서 잘하지 못하게 됐다. 그리고 매일같이 사진을 편집해서 업로드하니까 올릴 사진들이 금방 고갈됐다. 2023년에는 1일 1피드보다는 한 장을 보정하는데 더 정성을 들여서 1주일에 하나씩 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겠다..

 

스파르타코딩클럽 - 즉문즉답 튜터, 스파르톤

  후배의 소개로 ‘스파르타코딩클럽’에서 즉문즉답 튜터로 일하게 됐다. 스파르타코딩클럽은 코딩을 처음 배우는 입문자들을 대상으로 웹, 앱, 데이터베이스 등 수강자가 원하는 분야를 인터넷 강의를 통해 가르쳐주는 곳이다. 다른 코딩 교육 기관들도 많지만, 스파르타만의 차별점은 철저히 입문자의 눈높이에 맞게 강의가 만들어졌으면서도 깊이가 얕지 않고, ‘즉문즉답’이라고 정해진 시간(09시~24시)에 수강생이 질문하면 신속하게 답변을 해주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9월부터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는데 답변을 해주면서 배우게 되는 것들이 참 많다. 그리고 수강생 중에 70대 할아버지도 계셨는데 늦은 나이에 젊은이들도 하기 힘든 코딩을 배우시는 걸 보면서 자아성찰을 하기도 했다. 답변을 받은 수강생들이 도움됐다고 해주면 뿌듯하기도 하다.

  스파르타코딩클럽에는 ‘스파르톤’이라고 1년에 한 번 진행되는 이벤트가 있다. 스파르톤은 해커톤처럼 밤을 새우면서 무언가를 한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차이점은 무언가를 개발하는 대신 강의를 보면서 빡쌔게 공부를 한다는 것이다. 새벽에 진행되는 이벤트라서 그런지 스파르톤에 튜터로 참여하면 시급이 꽤 높아서 지원했다. 밤새서 노트북 앞에서 대기하면서 참여자들의 질문을 받아줬다. 참여 인원들이 정말 많아서 시작하기 전에 걱정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질문이 많이 들어오지는 않아서 다행이었다. 그래도 밤새서 일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