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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일상

[일상] 대학교 5학년 회고록 - 3월 전반기

by 민됴리 2023.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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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참살이길 / (오른쪽)곧 완공되는 안암병원

  2023년 1분기도 곧 끝난다. 원래도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 같았지만, 이제는 시간의 흐름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금방 지나가는 것 같다. 부전공 학점을 다 채우지 못해 5학년 1학기를 하게 되었는데, 마지막 대학생활이니 만큼 일기처럼 매월 전반기와 후반기를 기록해보려는 생각에서 회고록을 적게 됐다. 아, 참고로 이 글은 ChatGPT의 도움을 받아 첨삭 과정을 거쳤다.

 

취업 준비

  몇 년 전, 개발을 처음 시작했을 때 개발 관련 분야가 무수히 많고, 하나의 분야를 정해도 끊임없이 나오는 기술들을 따라가기란 어려운 것을 깨달았다. 그 시절에는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데, 뭔가 해야 할 게 정말 많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매일 조금씩 성장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지만, 이러한 생각은 나에게 우울함을 안겨주었다.

어쩌면, 취업 준비를 하는 지금도 이때와 조금은 비슷한 것 같다. 나는 아르바이트와 인턴은 해봤지만, 정식 취업은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인지 취업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 '과연 나는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상에 부합할까?', '지금까지 내가 했었던 일들이 취업에는 별 도움이 안되면 어떡하지' 등과 같은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요즘은 뉴스에서 경제가 좋지 않고, IT 업계 취업 시장 상황도 좋지 않다는 말이 들려서 ‘다른 사람들 보다 내가 더 나은 점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면서 더 위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월에 기업들의 과거와 현재 취업 공고를 분석하고, 이력서 초안을 만들고, 지난 몇 년간 했던 일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어쩌면 나도 이것저것 많이 해봤고, 실력이 아예 없지는 않을지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은 자신감이 생기게 해준다. 미지에 대한 두려움과 자신감이 나의 상태를 적절하게 맞춰주며 앞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것 같다.

아마 당분간은 이 상태가 유지될 것 같다. 갓 개발에 입문했을 때의 나는 우울해하면서도 매일 도서관에 가서 컴퓨터를 두들겼고, 시간은 나에게 모든 것을 공부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만들어줬다. 취업 준비를 게속 열심히 하다 보면 이때처럼 어떻게든 좋은 변화가 일어날 거라고 믿는다.

 

5학년 시작

  어쩌다 보니 5학년이 되었다. 4학년에 부전공을 시작해서 학점을 다 채우지 못해 졸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작이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늦었는데 졸업도 늦어지게 되어 조금은 마음에 남지만, 인공지능융합전공을 하게 되어 인공지능에 대해 배울 수 있었고, 학교 생활을 한 학기 더 하여 취업 준비를 좀 더 여유롭게 할 수 있게 되어 오히려 좋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학기에는 수업을 3 과목만 듣는다. 1개만 들어도 되지만 듣고 싶은 과목들이 있어서 2과목을 추가했다. 수업은 3과목이지만 화요일, 목요일에만 있어서 편하다. 개강한 지 벌써 2주일이 지났는데, 매번 18학점 이상 듣다가 처음으로 9학점만 듣는데, 18학점과 9학점의 차이는 삶의 질을 다르게 한다는 것을 느꼈다. 수업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고 수업 시간 외에도 수업 내용에 대해 고민해보고 공부할 시간이 충분히 있어서 좋다. 무엇보다 현재 1순위인 취업 준비를 할 시간도 넉넉해서 좋다. 이렇게 말하고 취업 실패하면...

(왼쪽)인공지능 수업 / (오른쪽)인공지능과 윤리 교재

  수업을 듣는 동안 인상적이었던 것들이 몇 개 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인공지능' 수업의 수업 방식 변화다. 교수님께서 작년까지 시험에 내셨던 문제들을 모두 ChatGPT에 돌려보았더니 완벽에 가까운 답이 나왔다고 말씀하셨다. 기술의 발전으로 기존의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의미가 없어진 것을 깨달으시고, 올해부터는 시험 때 디지털 기기도 사용 가능한 오픈북 시험을 치르게 허용할지 고민하고 계신다고 하셨다. 심지어 옆 사람과 의논하며 시험을 치르게 할지도 고민하고 계신다고 하셨다. 이는 기술의 발전이 어떻게 교육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 지금은 몇몇 수업만 새로운 수업, 시험 방식을 적용하겠지만, 몇 년 이내로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방식의 교육을 할 것 같다.

  또한 같은 교수님의 '인공지능 윤리' 수업 역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었다. 이 과목은 ‘이루다’, ‘ChatGPT를 사용해서 과제 제출’ 등과 같은 윤리적인 문제들이 아닌, 기술적인 측면에서 인공지능의 윤리를 다루는 과목이다. 기술적인 관점에서 접근함으로써 현재 연구되고 있는 인공지능이 얼마나 큰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지 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1차 산업혁명 때 러다이트 운동이 일어났지만 기계의 도입을 막을 수 없었듯이, 머신러닝과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의 유용성은 충분히 입증되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인공지능을 막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인공지능의 위험성과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그에 맞는 새로운 제도도 만들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다 보니까 글이 인공지능 위주로 전개되었지만, 어쨌든 인공지능이 앞으로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생각하며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다. 마지막으로 인공지능 관련 수업들을 들으면서,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여겨졌던 일들이 인공지능이 더 잘하게 되는 세상이 오고 있는데, 인공지능과 대비되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된다.

 

컴퓨터 동아리 KUCC

  작년에 창업 활동을 하면서 동국대학교 '멋쟁이사자처럼'에서 활동하는 친구들을 알게 되었다. 이들을 보며 개발 관련 모임에 속하면 개발에 흥미와 열정을 가진 사람들과 개발 관련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다양한 활동을 경험할 수 있으며 개발 능력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나도 올해 개발 및 컴퓨터 관련 모임에 참여하기로 결심했다. 조사해 보니 정말 다양한 모임들이 있었고, 우리 학교에도 KUCC(고려대 컴퓨터 클럽)이라는 컴퓨터 중앙 동아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KUCC는 자체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도 운영하고 있었고, 이전 활동들을 보며 정말 매력적인 동아리라고 느껴 지원했다. 내가 다른 학우들보다 나이가 많고 막학기임에도 불구하고 동아리에 들어가는 것이 민폐이지 않을까 많이 고민하고 주변의 조언도 구해봤는데,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생각하고 용기를 내어 지원했고,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왼쪽)면접 당일 날 동방 앞에서 / (가운데)MT에서 먹은 맛있는 거 / (오른쪽)레크리에이션

  KUCC는 지원만으로는 가입할 수는 없다. ‘지원서 제출’ → ‘면접’ → ‘최종합격’ 과정을 거쳐야 한다. 지원서에는 지원 동기와 희망하는 활동 등을 작성해서 제출해야 한다. 취업할 때 쓰는 자소서와 비슷하다. 지원서가 통과되면 면접을 보고, 면접으로부터 일주일 이내로 합격 여부가 문자로 온다. 면접을 보러 처음으로 학생회관에 방문했다. 면접 질문은 지원서에 적었던 내용을 바탕으로 한 질문들이었다. 긴장해서 말을 너무 많이 했다. 20분 동안 정신없이 대답하고 나서 느낀 생각은 취업 전에 면접 공부를 철저히 해야겠다는 것이다.

  운이 좋게 KUCC에 합격했고, 3월 10일에 OT&MT를 참석했다. 사실 이번이 대학 생활에서 처음으로 MT에 참여하는 것이다. 1학년 때는 MT에 대해 거부감이 있었고, 2학년 때는 참여하려고 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취소되었고, 4학년 때는 서울로 올라와서 갈 기회가 없었다. 이번 MT가 필참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참석하지 않았을 텐데, 가게 되어 대학 생활 첫 MT를 경험하게 되었다. OT&MT를 준비한 운영진들이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한 것이 느껴졌다. 레크리에이션도 재미있었고, 좋은 사람들을 알게 되어 좋았다.

  KUCC의 신입 회원은 세션, 스터디, 프로젝트 중 하나에 참여해야 한다. 세션은 튜터링 형식으로 진행되며, 많은 흥미로운 주제들이 있었지만 인원 제한 때문에 참여하지 못했다. 세션을 직접 만들어 볼까도 고민했지만, 작년에 자료구조 튜터링 경험을 통해 강의를 준비하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지 알고 있어 이번에는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스터디나 프로젝트에 참여할 계획이다. 스터디는 지원서와 면접 때도 언급했듯이, 개발자로서 취업에 필요한 스킬들을 학습할 수 있는 것을 하려고 한다. 알고리즘 스터디, CS 스터디, 면접 스터디 등. 프로젝트는…. 조금 더 생각을 해봐야겠다.

 

ChatGPT

  최근 ChatGPT가 뉴스에서도 자주 나오고, 심지어 친구들 중에 IT와 관련이 없는 사람들도 ChatGPT 사용 후기를 SNS 많이 올리곤 한다. 심지어 근무하고 있는 스파르타코딩클럽에서도 부분적으로 ChatGPT를 도입해서 수강생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얼마나 대단한지 궁금해서 사용해 봤는데, 스마트폰을 처음 봤을 때 만큼은 아니지만, 그에 근접하는 충격을 받았다. 지금은 ChatGPT를 코딩할 때, 글 쓸 때, 영어 공부할 때 이렇게 3가지 방법으로 써봤다.

  ChatGPT에 작성된 코드를 넣으면 라인 별로, 기능 별로 분석을 해준다. 틀린 부분도 많지만, 기초적인 것을 공부할 때는 ChatGPT가 좋은 선생님을 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숙련된 개발자라면 오류 정도는 볼 수 있을 테니까, ChatGPT를 통해 전체적인 것들을 파악하는데 사용하면 생산성을 급격하게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코드 리팩토링도 잘 해준다. 물론 이것도 아직 에러가 많으니 결과물을 그대로 쓰지 말고 검토 과정을 거친 후 사용해야 한다. 원하는 기능을 구체적으로 작석하면 코드도 생성해준다. 2021년에 구글 I/O에서 발표한 람다도 말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ChatGPT는 이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것 같다. 그리고 특정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도 잘 변환해준다. ‘이 코드를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10개의 언어로 번역해 줘’라고 하니까 그것도 해주더라. 컴파일러 강의서 고급 언어 간 변환을 해주는 컴파일러/인터프리터를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했는데, 정답은 인공지능이었다…

  지금 쓰고 있는 블로그 글도 ChatGPT한테 첨삭을 받으면서 작성하고 있다. ChatGPT가 첨삭해준 것을 그대로 가져다 쓰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말이 어색한 부분도 있고, 내가 전달하려는 것과 다르게 나오는 경우도 있으며, 너무 정석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참고용으로 쓰기에는 웬만한 사람의 첨삭보다 훨씬 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내가 강릉에서 바다를 보면서 인공지능에 대해 고민하면서 썼던 일기도 분석해달라 했는데, 인간인 나보다 훨씬 더 잘 분석해줬다. 인공지능 만세… 영어 같은 경우에는 회화 연습을 위해 내가 녹음한 것을 STT로 변환한 후 ChatGPT에게 부자연스러운 부분을 수정해달라고 하면 그렇게 해준다. 또한, 예전에는 작문한 것을 grammarly를 통해 직접 첨삭했는데, ChatGPT가 훨씬 더 가볍고 좋게 해주는 것 같다.

  며칠전에 GPT-4도 나왔는데, 어떻게 명령 또는 질문하는지에 따라서 사람보다 더 사람답게 응답한다. 속도가 좀 느려서 답답하긴 한데, 어릴 때 모뎀으로 인터넷 사용하던 거 생각하면 이 정도야… 그리고 속도는 빠른 시일 내로 개선될거라는 기대감이 있다.

 

3월 전반기 총평 & 3월 후반기 계획

(왼쪽)오랜만에 한 마당 청소 / (오른쪽)아직은 겨울...?

  3월 전반기에도 많은 일이 있었다. 5학년이 시작되었고, 처음으로 동아리에 가입했으며, 역시 처음으로 MT를 갔다 왔다. 또한, 역사상 처음으로 대중적으로 쓰이는 인공지능인 ChatGPT를 이용해보았다. 돌아보니 이번에 처음 해본 것들이 참 많았다. 물론, 취업 준비도 꾸준히 하고 있다. 여러 기업의 취업 공고를 분석했고 이력서 초본도 만들었다. 블로그에 올릴 글도 몇 개 작성했다. 그러나 바쁜 일상에 핑계를 대며 아직 첨삭을 못했기 때문에 이제야 이 글을 올린다.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글을 더 많이 작성하고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3월 후반기에는 아래와 같은 일들을 계획하고 있다. 이번 3월을 잘 보내서 후회 없는 마지막 대학 생활을 만들어야겠다.

 

3월 후반기에 할 일

  • KUCC '도서 관리 사이트 제작' 프로젝트 - 백엔드 개발자로 참여
  • KUS-Tutoring 알고리즘 튜터링 - 튜터로 참여
  • 알고리즘 문제 풀이 인증 스터디 참여
  • 블로그에 글 4개 이상 올리기
  • 5개 이상 기업에 지원서 제출하기
  • 했던 프로젝트 정리해서 포트폴리오에 넣고 이력서 완성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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